무등산 위에 서서

무등산 위에 서서 최용완 (1957) 하늘 보고 구름 좇아 올라와 서니 더 높은 산 없어 무등산인가 험한 바위 거친 골짝 수풀을 밟고 앞산 뒷산 모두 지나서 하늘과 땅 마주 보는 정상에 섰다 멀리 흐르는 은빛 광주천 내 어린 모습 어렴풋이 비추고 순천에서 태어나 여기까지 이르러 사천 년 우리 역사 가득히 담아 오늘 여기 서서 품에 안긴다 무등산 뜻을 내 마음에 새겨 다시 찾아오는 날 이야기하련다 세상이 나를 기다린다 가벼운 발걸음 시간을 재촉한다...

길목에 서서

길목에 서서 최용완 12.12.11 사람이나 짐승이나 몸에서 나와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동안은 굽이굽이 험하고 아득한 길이지만 나름대로 모르는 남을 만나 이웃이 되고 함께 가는 중에 짧은 웃음과 긴 눈물을 짓는다 만남의 설렘과 헤어짐의 두려움이 따르지만 그 중에 꼭 맞는 짝이 있어 함께 삶을 만들고 또 다른 목숨도 시작한다 그 새로운 여정은 또 하나의 세상이기에 이제는 왜 내가 여기 왔는지 떠나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고 헤어지기 전에 더불어 가는 모든 이들 위해 뭣하나 새롭고...

무등산 기슭

무등산 기슭 최용완 (11-11-06) 막내딸 대학 졸업하길 기다려 아버지는 딸과 함께 비행 13시간 모국방문 길에 고향 광주를 찾았다. 무등산에 들러 어릴 때 소풍 다니던 이야기 좋아하는 여학생과 노는 동안에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우리를 찾고 있었다는 아버지와 딸의 웃음 산을 스치는 바람은 맑고 신선했다. 초등학교를 찾아 미국에서 건축가 된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소개하는 동안 딸에게는 아름다운 아버지의 고향이었다. 머릿속 한곳에 잠겨있는 기억은 학교에 국군부대가 주둔하고...

여기서 거기까지

여기서 거기까지 최용완 08.21.10 손은 매일 먹이를 마련하고 발은 항상 땅을 밟고 찾아 다니기에 아침 빛 반짝 뜨고 저녁노을 지는 사이 아이 낳아 제 목숨 이어 놓고 삶이 땅에서 하늘까지 이어지는 동안 팔이 날개라면 저 높이 날고싶고 발이 지느러미라면 바다밑 헤엄치며 몸이 바위라면 허공에 뜬 별처럼 마음이 물이라면 구름에서 빗방울되려 꿈이 있기에 살아왔음을 깨우치는 때 여기서 거기까지 얼마나 먼가 마침내 제자리 찾은 어느 날 다시 처음 곳에 따로따로 돌아가는 것은 왜...

시를 찾는 절규

시를 찾는 절규 최용완 05.16.07 꼬부라진 지팡이에 굳어진 몸 의지하고 잃어버린 길 더듬어 찾아왔기에 그림자만 보고도 애원했어요 울지도 웃지도 못해 토하고 싶은 내 마음은 당신을 향하여 혼을 다해 외쳐봅니다. 멈추지 못하는 절규 골목길 끝에 작은 문 열고 당신의 마당에 들어서니 높이 든 횃불에 나는 타버리고 봇물 터진 물줄기 두 눈에서 흘러내려요 이 몸은 날개 펴서 하얀 연기 몸에 두르고 긴긴 해 지나간 하늘에 높이 떠올라 비웠던 가슴 안으로 깊숙이 찾아드니 한없이 열린...

|제 6부|직선과 곡선의 꼭짓점

|제 6부|직선과 곡선의 꼭짓점 무등산, 가을 호랑이 시를 찾는 절규 여기서 거기까지 무등산 기슭 길목에 서서 무등산 위에 서서 머리 없는 돌부처 파도 추억이 머무는 자리 망나니 도끼 펭귄 한 마리 직선과 곡선 점 하나 줄 하나 사람은 숨소리 버팀목 한 사람 무게 코리안 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