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가을 호랑이

무등산, 가을 호랑이 ㅡ르렁 산울림이 가을 맑음 불러와 성하의 화염, 겨울의 빙하, 봄마저 등지고 흰구름 아래 높고 낮음, 크고 작음 없이 화합을 이루라, 포효하는 가을 호라이

|제 5부| 오행(五行) 속에 빛을 찾아가는 삶의 긴 여로(旅路)

|제 5부| 오행(五行) 속에 빛을 찾아가는 삶의 긴 여로(旅路) 지금 한순간 사업가 어느 시인과 글 나무 식물원 공작(孔雀) 음양오행(陰陽五行) 이륙(離陸) 흐름이 멈추다 가는 길 찔레꽃 얼굴 회오(悔悟) 벽에 걸린 내 그림 깜짝 놀란 기억 화난 사람아 희망의 씨앗 한시름 내려놓은 날 눈물 한 그릇 없는 사람 도마 위에...

도마 위에 칼

도마 위에 칼 최용완 돌멩이와 나무 작대기 들고 싸워서 들 곡식 산짐승들 거둬오던 날에 아기 울음은 끼니를 이어 도마 위에 칼은 엄마의 기쁨이었다 살아있는 목숨 굶주린 뱃속에 들어가 빗물은 땀 되어 흙을 적시고 솔 향기 번지던 언덕에 고층건물들 빽빽이 들어서서 밤에도 불 밝은 마을 하늘과 땅 사이에 엄마와 아이들만 가득하다 젖꼭지 물고 잠든 아기 꿈꾸는 동안 문밖에는 싸우는 비명 소리 방안에는 황홀한 앓는 소리 끼니마다 도마 위에 칼춤 소리 먹거리 앗아간 온갖 무기들 벌거숭이...

없는 사람

없는 사람 최용완 (07-25-07) 쉽게 벌어드린 어떤 사람은 있는 사람 어렵게 못 벌어서 없는 사람 쉽게 얻어 쉽게 잃어버리 듯 믿음도 잊어버리고 부모 친척 친구 잃고 돈도 하늘도 없다고 불평하는데 어렵게 믿음 얻어 끝까지 믿음 지켜 사는 없는 사람은 늘 넉넉하게 살아 감사하고 나눠주고 용서하는 세상 모든 것 내 안에 믿음 있어 물 떠놓고 기도하신 어머니의 마음...

눈물 한 그릇

눈물 한 그릇 최용완 12.05.10 남편은 화성에서 정자를 많이 얻어 온 남자 아내는 수성에서 난자를 하나 품어 온 여자 살다가 기둥 흔들린 남자의 배반에 놀란 여자의 분노는 밤과 낮 거침없이 부엌에서 안방까지 불길이 거칠다 아이들 낳고 기르던 장엄한 불꽃 끊긴 대화는 돌아선 적막에 시들고 하늘과 땅 사이에 홀로 길 잃은 눈물 외로움은 머리 풀어 내린 아픔을 끌어와 컴컴한 구덩이를 더욱 깊게 판다 어느 날 하늘이 한편 되어 가슴 속에 피 매친 한을 들어줄 때 시뻘겋게...

한시름 내려놓은 날

한시름 내려놓은 날 최용완 08.03.09 내 자리 아닌듯한 이곳에 머무릅니다 오기 전에 배경은 이미 이루어졌고 웃어야 할지 어찌할지 두근거리는 만남으로 한참이나 낯선 이들 만나서 꾸려가지만 어쩌다 거기까지 왔는지 묻기도 전에 우리는 한순간에 헤어집니다 깨었다 잠들면 영영 떠나간 시간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지는 그때부터 내 마음은 이리저리 방황하는 듯 한참이나 갈피 잡지 못해하던 어느 날 미처 모르고 살아와 잊어버렸음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런 줄 이제라도 알았기에 편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