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離陸)
이륙 離陸
최용완
꿈길에 얻은 비행기 표 들고
새벽이 깨기 전에 택시 불러 떠난다
질기게 꿈틀거리던 즐거움과 괴로움들
꽁꽁 묶은 짐 속에 가득 채워 부치고
대기실에 서로 마주보는 얼굴들
웃으며 뺏고 울며 빼앗긴
사연들을 잊고 함께 기다리다
앞사람 등을 따라 먼 길에 오른다
정해진 의자에 벨트를 여미고
과거를 털고 달리는 활주로 폭음소리에
그동안 발붙여 살던 땅에서 드디어 헤어진다
끝내 북적대던 세상을 내려다보는 동안
떠날 때와 내릴 곳이 조정대 바늘에 달려
정복 입은 조종사에게 떠맡긴 여정
뭉클뭉클한 구름층 뚫어 다음 시간 떠오른다
푸른 하늘에 펼쳐진 내일의 꿈은
흰 구름 위에 길게 깔리는 찬란한 융단 길
천공에 흰줄 하나 그으며 빛을 따라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