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머무는 자리
최용완 03.27.08
공원 길 지나다 쉬어 간 사연
길게 다가와서 의자에 몸 풀어 내려놓고
태없이 묶어서 떠나간 자국
징징대는 아기를 엄마가 달래고
처음 만난 사람에 구걸하다 빈손으로 떠난다
맺힌 이야기들 한을 풀어서 멀리 흘리고
말싸움에 일그러진 두 얼굴 마음을 접어
거친 숨결 뜨거운 몸부림 혼을 태우고
그 이름 부르다 부르다 목이 멘 사연
찬바람 소나기 내려 씻기고 나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녀간 자리
머문 자리 색 바래어
소리 없는 옛 추억 돌아와 앉아 졸다가
다음 사연 기다려 말끔히 비워놓은 나무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