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돌부처

최용완 04.20.12

기다렸다는 듯 들려준다

깜찍스러운 놀라움 거침없이 용서하라

목이 잘린 세상일

어찌 모두 알 수 있을까

남의 분노를 나의 분노로 옮기지 말라

그도 나도 모르는 어떤 연유 때문

어두운 밤 내 발에 밟혀

집도 목숨도 깨어진 달팽이의 원한을

어찌 풀어줄 수 있으랴

이 순간에 거침없이 용서함은

내 삶에 불행이 다행으로

다시 밝아오는 새날

섭섭함도 까맣게 떠나보내고

다음 순간으로 고개 돌려 걸어가라고

돌 부쳐 손이 내 등을 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