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겨운 금강산

금강산 관광
최용완 08.07.10
시월의 단풍 계곡 너머로
하늘을 찌르는 만물상 봉우리들
두 팔 흔들어 멀리서 소리친다
준엄한 비로봉은 어딘가 가렸고
동해 해금강도 멀리 숨어 보였지만
귀면암은 끌어안고 노래도 불렀다
손바닥에 떠 마신 바위 물 한 모금
눈길은 절벽에 큰 글씨 이름을 피해
전깃불 자주 꺼지는 호텔에서
갓 따 온 미역국 저녁 먹고
창밖에는 숨죽인 초롱초롱 별 하늘
헤어지기 싫은 하룻밤을 길게 지새웠다
떠나는 길 어깨 처진 관광버스
술 취한 남한동포 유행가 늘어지고
철조망 저편에 헐렁이는 군복 입고
홀로선 내 형제 인민군의 굳은 얼굴
투덜대며 끌려가는 엔진 소리는
시간이 멈춰선 계곡 가슴을 치며
햇볕 비추는 날 있을 거라고
아리는 바위의 침묵은 눈물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