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얼굴

찔레꽃 얼굴
최용완

깨어난 새날을 보려 얼굴에 길을 낸다
곱게 웃는 눈썹 문신
살짝 열린 입술 문신
파운데이션 분홍빛 입꼬리를 위로 당겨
하루 한쪽 일기를 그려 보인다

어느 땐가 짐승 몸에 솜털만 남아
비단옷에 버선발을 신었을 때부터
태양 빛 내리쬐는 무대 위에 연극을 하듯
타고난 민얼굴은 멀리 떠나고
마음의 몸짓마저 탈을 쓴 광대

뾰족한 손톱에 물든 꽃 한 아름이
달 생 얼굴이 해를 덮는 먼 길을 돌아
모든 가시를 뿌리 밑에 내려놓는다
한평생 내 얼굴을 어디서 찾을거나

한 번쯤은 찔레꽃 피었다가 지면
스스로 돌아눕지 못하는 시든 꽃잎
얼굴에 문신은 아직 견고하리

거울 바다에 촉촉이 잠긴 민낯
한 줄기 밀물 찾아가는 썰물 되어
한바탕 솟구쳐 파도 춤을 출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