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당

내 집 마당
최용완 13.06.08

도시의 고층건물들 뒤에 가려진
사랑채 안채 마주 보는 작은 마당에
달빛이 구름을 비켜 집 그림자 들면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이 찾아듭니다

연지에 곤지 찍고 고깔 쓴 누님 시집가던 날
신랑 신부 색동옷차림에 어르신들 흥겨웠고
잔칫상 판소리 탈춤에 어깨춤 췄지요

그러든 어느 날 6◦25 포탄에 사랑채 타고
급작스레 떠나신 할아버지 슬퍼서
머리 풀고 곡하시던 할머니마저
눈물 마른 마당을 비우셨지요

손님들 모두 떠난 빈 마당 처마 밑에
돌 바닥 두들기는 영문 모르는 빗물 소리
옛 기억이 다시 오시는 듯 요란합니다

비 멈추어 도심의 얼굴빛 밝아지면
어디 선지 뜰 안을 찾아든 호랑나비 날갯짓에
아이들 떠들며 꽃을 피워 뛰놀 때
내 어린 나이 돌아와 나비 함께 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