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길
밀리는 길
발걸음 밀린다
바퀴들 밀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몰려가는 한길
어른들 주저주저 앞사람 등을 따라
청청한 젊은이 샛길 들어 떠나고
곱꺾인 노인 등 뒤에서
아이들이 초롱초롱 줄을 재촉한다
울음소리 밀린다
웃음소리 밀린다
하루하루 가꾸며 딸려가는 길
세월이 스쳐간 깊고 얕은 주름살
쳐다보는 거울 안에 해와 달이 함께 간다
바람이 밀린다
계절이 밀린다
가고나면 자국마저 지워지는 길
맨발 벗고 걷던 흙길
아이들이 새 신발 신고 뛰더니
아스팔트 깔고 굴렁쇠 굴려간다
철길 위로 비행기 흰 줄 하나 긋고
허공에 쏘아 올린 인공위성
주인 없는 말을 찾아 별나라로 갈 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