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그릇
눈물 한 그릇
최용완 12.05.10
남편은 화성에서 정자를 많이 얻어 온 남자
아내는 수성에서 난자를 하나 품어 온 여자
살다가 기둥 흔들린 남자의 배반에
놀란 여자의 분노는 밤과 낮 거침없이
부엌에서 안방까지 불길이 거칠다
아이들 낳고 기르던 장엄한 불꽃
끊긴 대화는 돌아선 적막에 시들고
하늘과 땅 사이에 홀로 길 잃은 눈물
외로움은 머리 풀어 내린 아픔을 끌어와
컴컴한 구덩이를 더욱 깊게 판다
어느 날 하늘이 한편 되어
가슴 속에 피 매친 한을 들어줄 때
시뻘겋게 달아오른 병든 마음 차츰 재우고
드디어 소나기 빗물은 상처를 씻어주어
한 사발 가득한 하늘의 눈물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시 제자리 찾아 나오면
나 같은 사람에게도 손을 내미는
저 먼 허공에 화성과 수성을 띄우신 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