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슬린 얼굴
원래 사이트에서 비공개였던 글입니다.
최용완 11.08.08
(1961년 숭례문 제도사)
불에 탄 상처를 가리개로 두른 채
병상에 누어
찾아온 나를 껴안고 흐느낀다
36년 동안 몸을 빼앗기고 마음이 짓밟혔던 고통
해방되어 찢겨진 옷깃을 여미었었다
반세기 지나도록
정치에 경제에 바쁜 사람들 구경하는 동안
빼앗긴 역사
잃어버린 문화
흩어진 선조의 혼을
지켜 돌보아 온 외로운 숭례문
육백년 옛 도읍의 수문장이 제 몸을 불사르고
훨훨 타는 불길 속에
피 끓는 선조들의 사랑을 보지 못하는 애통함이여
불에 그슬린 임의 얼굴을 더듬어
가족의 넋을 다시 찾으려.
그 앞에 엎드려 통곡하는 경복궁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