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 누운 몸

원래 사이트에서 비공개였던 글입니다.

당신의 초록빛이 눈부시도록
한 몸으로 뒹굴던 뜨거운 여름 해를
영원히 기억하려 빨갛게 내미는 손
외로워지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파란 하늘 내리고
짙은 색 껍질 속에 빈 가슴 스스로 둘레를 친다
애처롭게 싸이고 싸인 일기장마다
한 잎 한 잎 그 모습 흩어지는 가을 면사포
헤어지지 못하는 몸을 그 위에 누이면
누군가 조금씩 옷을 벗는 소리
사늘한 미풍이 젖은 볼을 지운다
간절히 바라서 수액이 매마를 때까지
꼭 쥔 손 벽에 주름이 깊어지면
내 몸을 내 것으로 믿고 정성을 쏟은 삶
풀어 내린 그늘이 뿌리 위에 쌓인다
하얀 홑이불 펴서 몸을 덮기 전에
미련 없이 밟고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는
뒷모습 떠나며 남기는 웃음 이였기에
찾아올 초록의 계절을 조용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