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에어 비빔밥

최용완 01.08.08

굶주림에 눈물 섞여먹던 지난날

맨밥에 김치 참기름 그리웠었다

창밖에 뜬구름 집 떠나 흘러가고

맴 돌던 긴 세월 이제는

하늘을 나는 비좁은 의자에 앉아

부끄러움 없이 내놓은 비빔밥상을 받는다

쌀밥에 나물 양념 섞어서 나무젓가락 휘저어

어머니 손맛 가득 숟가락에 입맛 나는 안성맞춤 한 끼

배고픈 여행 길 웃음에 고추장 매운맛 눈물이 솟는다

거침없이 섞여 앉은 황 백 흑 낯선 얼굴들

머릿속에 가득한 아이디어들을 데이터베이스에 얼버무려

양볼 미어지는 인터넷 마당에

장사꾼 제몫을 훔쳐가듯 맛깔나게 먹는다

푸른 허공을 쥐어흔드는 우리 김치 맛 폭음은

지평선 너머 펼치는 싸움판에 몸부림 몰아간다

내일에 다가가는 온 누리의 고요함을 깨워

맑은 하늘 또렷하게 흰 구름 한줄 긋는다